탐조하기, 유난 떨기

박정우

탐조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전문가마냥 새를 잘 아는건 아니지만, 이제 흔하게 볼 수 있는 도시의 새들은 대개 아는 정도가 되었다. 날아가는 모습만 보고 어떤 새인지 맞히지는 못하지만, 일단 고개를 들어 유심히 쳐다보게는 되었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참 많다. 그런데 주변에서 새를 좋아한다는 사람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인류와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친구로 여겨지지만, 새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새가 인간과 멀리 지내온 동물인 것은 아니다. 집비둘기만 해도 그렇다. 지금은 도시의 흉물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지만, 비둘기도 한때는 평화를 상징하던 동물이지 않았나.
 
요즘 나는 주변 친구들에게 탐조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고 한다. 친구들도 그 매력을 한번 느껴봤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새의 매력을 몇 자 적자면
  • 길들여지지 않은 동물들이다.
  • 일상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 계절마다 만날 수 있는 새가 다르다.
  • 장소마다 만날 수 있는 새가 다르다.
  • 처음 보는 새를 발견했을 때의 짜릿함이 있다.
  • 포켓몬고를 현실에서 하는 셈.
  • 그리고 굉장히 귀엽다.
 
알락할미새
알락할미새
 

 
보통 쌍안경을 들고 탐조를 다닌다. 눈으로 담는게 중요하지 굳이 사진을 찍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그런 마음에서. 굳이 카메라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 마음이 그렇게 오래 가진 않았다.
 
지난 5월, 꾀꼬리를 만났다. 사람이 익숙한 까치, 참새등의 새와 다르게 꾀꼬리는 높은 나무 끝에서 숨어서 지낸다. 꾀꼬리 같은 꾀꼬리 소리에 이끌려 집앞 동산을 뒤진 끝에 만났다. 저렇게 노란게 살아서 움직인다니.
꾀꼬리는 여름 철새다. 겨울에 동남아, 멀게는 인도까지 날아가 겨울을 보내고 온다고 한다. 저녀석은 어디서 왔을까 싶었다. 저렇게 노란색을 하면서 멀리서도 날아오는구나. 자유로운 인생을 사는구나.
 
시간이 지나니 그날의 녀석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비슷하게 생긴 많은 꾀꼬리 중 한마리였겠지만, 내가 만난 그 녀석은 조금 다르게 생기진 않았을까. 다른 꾀꼬리를 봐도 그 녀석이 생각날 것 같다.
아, 굳이 사진으로 남겨야겠구나.
 
카메라를 사진 않았다. 핸드폰에 달 수 있는 망원렌즈를 샀다.
 

 
장마가 시작되었다.
날이 푹푹 찐다. 새구경이 쉽지않다. 습해서 그런지 벌레가 참 많다. 숲속을 한번 거닐면 온몸이 가렵다.
그 와중에 매미가 시끄럽게 운다. 새소리가 가려진다. 자주 들리던 꾀꼬리 소리도 이제 들리지 않는다.
한동안은 탐조를 못할 것 같다. 아직 꾀꼬리 사진 못찍었는데, 내년 여름을 기약해야지.
 
직박구리 유조
직박구리 유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