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시간에
소복이 쌓이는 이야기

오복소복은 쉴 때 우리가 하는 일을 담습니다.
사소하고 평범한 행위들 속에서 쉼의 가치를 발견하고
의미 있는 순간을 쌓아가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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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서 풍요로, 연희동 국화빵

찬바람이 불어오면 가슴 한쪽에 현금을 쟁인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대부분 붕어빵이나 어묵이 주인공이라는 것. 여기, 국화빵 하나로도 마음이 든든한 사내가 있다. 그가 서울로 올라와 처음으로 접한 국화빵, ‘연희동 국화빵’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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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동적으로 살아왔다면, 이젠 충분해

업무에서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감사하게도 내게 그런 행운이 주어진 듯 하다. 지금과 같은 환경이 오래 유지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일을 하다보면 새로운 사람과 만날 일이 많다. 그들과 여러 주제로 얘기하는데 가끔 "일은 잘 맞나요?"라는 질문이 오갈 때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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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닿아 있기, 가닿게 하기

풍요감은 다분히 느끼는 것이다. 소유할 수도, 구매할 수도 없으며 재어보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럼 어떤 감각에서 넉넉한 마음을 가지느냐 한다면, 나는 가닿게 했을 때라고 답하겠다. 여기 나를 깊이 발견하게 해준 단출한 문장 세 개가 있다. 1. 지금 이대로 살았을 때 5년 후를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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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고 살기

무언가를 좋아하면 더 잘하고 싶고, 더 깊이 파고들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렇게 성취하려는 마음이 커질수록, 정작 좋아하는 것을 온전히 즐기는 일은 어려워지기도 한다. 나에게 풍요는 더 많이 가지거나 더 잘하는 데 있지 않다. 이유 없는 책을 고르고, 언제든 그만 읽을 수 있는 자유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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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 지하에서 사랑을 외치다. : 중고 LP 매장과 <A Love Supreme>

운명을 믿는가? 난 믿는다. 중고 매장을 훑을 때마다 반짝거리며 나를 찾는 이가 있다. 여기라고 손 흔드는 애틋한 연인이 있다. 영화 <너의 이름은>의 타키와 미츠하처럼 만나지도 않았는데 서로를 기다린다. 이게 운명이지, 뭐가 운명이겠는가. 내가 견우라면 LP는 직녀다. 정확히는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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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자기만의 인생 맛집이 있잖아요?

자, 다음 두 가지 문장을 보자. 사람은 먹기 위해 산다. 사람은 살기 위해 먹는다. 여러분은 전자인가 후자인가. 나는 사실 후자다. 아니, 애초에 '맛있는 걸 먹는 행복'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냥 음식은 음식이지, 뭘 그렇게 의미 부여한담? 다른 사람들이 얘기하는 맛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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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어를 읽기 위해 요가를 하진 않았습니다만

느닷없이 온몸이 신호를 보내올 때가 있다. 똑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모든 요일이 그저 무덤덤해질 때쯤, 다시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는 걸 설명하기 어려운 감으로 느끼고 있었다. IT 에이전시를 다닐 적이었는데, 전공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해 나가려 애쓰면서도 하나의 일을 오래 간 붙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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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라면 지나쳤을 것들

5년 전 구매한 똑딱이 카메라 리코 GR3. 좀처럼 들고다니지 않았지만, 보름간 다시 카메라를 사용하며, 평소라면 지나쳤을 것들을 하나씩 찍어보았다. 항상 ‘옷 정리해야 하는데’ 말을 달고 살면서도, 저번 달에만 산 옷이 몇 개인지. 작년에 5개월 정도 치다 만 베이스도 새 것으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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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최고의 도파민은 인류애

'아... 세상이 너무 혼탁해...' 만연한 혐오, 조롱, 비난, 욕설, 모독, 멸시, 폭력... 온라인의 영향력이 어느 때보다 커진 시대에 세상의 악이란 악은 모조리 온라인에서 표출되는 듯 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타인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해도 상관없는 현대 사회. 자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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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강변에서 신선놀음 하자고 마음먹었다.

“차는 없으시죠? 여기 좀 막히거든요.” 서림동 복덕방 사장님께서 하신 말씀. 그게 무슨 소린가 싶었다. 이사 갈 집을 보러 가는 152번 버스에서 알아챘다. 강이 마을을 가로지르는구나. 그래서 도로가 좁구나. 알게 뭐람. 나는 차도 없는걸. 걷기 좋아하는 내게 강변은 천국일 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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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하기, 유난 떨기

탐조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전문가마냥 새를 잘 아는건 아니지만, 이제 흔하게 볼 수 있는 도시의 새들은 대개 아는 정도가 되었다. 날아가는 모습만 보고 어떤 새인지 맞히지는 못하지만, 일단 고개를 들어 유심히 쳐다보게는 되었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참 많다. 그런데 주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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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Delayed Massage)이 도착했어요.

몇 안 되는 짤막한 어린 시절 기억 중, 문득문득 되새기는 장면은 5살 때 발레학원에서 2시간 남짓 첫 수업을 마친 선생님이 내뱉은 한마디다. “아이가 참 얌전하고 어른스러워요.” 엄마에게 전하는 말이었다. 나는 처음 입은 발레복이 마냥 어색했고, 칭찬과 함께 어깨에 올라온 손의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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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로 배운 삶의 진리

자취방에 피아노를 들였습니다. 4월 말에 구매했으니 어느덧 2달 가까이 됐네요. 피아노를 들인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연히 들은 피아노 곡이 너무 마음에 들었거든요. 유튜브에 '작곡하는 경영학도'라고 편곡 장인으로 유명한 분이 계신데요, 그분의 'Devil's Etude'를 듣고 흠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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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손가락 거북 인간은 퇴근 후 뭘 하나?

너는 손가락이 길어서 게으를 거야. 엄마가 내게 종종 하시던 말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손가락이 긴 건 맞다. 게으르진 않은데, 느려서 게을러 보일 뿐이다. 내가 동물이라면 거북이나 나무늘보일 테다. 아무래도 장수하는 거북이가 낫겠지. 거북 인간은 중고 명품 매장에서 일한다.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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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멍 가이드; 생각 중독자의 휴식법

쉰다는 건 뭘까? 질문을 시작한 순간, 난 이미 쉬기 글렀다. 먼저 쉼을 갖는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누워있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 커피 마시는 사람. 음…. 나는 어떻게 쉬더라? 도통 쉼의 행위와 내가 겹쳐지지 않는다. 누워서도, 산책하면서도, 커피 마시면서도, 나는 생각한다. 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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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에 간다는 건 영화를 보기보단 품는 것

나의 첫 독립영화관은 25년 설을 맞아 찾은 대구의 오오극장이었다. 그 전년도에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때의 여운이 그 당시까지 남아있어 그런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었다. 큰 사건이 일어나거나, 극적인 시각적 효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라, 조용…